[사진제공=KBS]

[폴리뉴스 박병규 기자] 영양 보충도, 다이어트도, 관절염도...한국인들이 ‘만병통치약’처럼 먹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국내 시장 규모만 6조 원대다. 제약 회사까지 뛰어들며 가파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이면, '퇴보'와 '막장' 그 자체다. 건강기능식품 마케팅 무대가 TV에서 SNS로 옮겨오면서, 과장·허위·불법 광고로 점철되고 있다. 어느 ‘지경’까지 왔을까. '시사기획 창'이 SNS 광고 약 800 건을 직접 확인해봤다.  

"의사가 추천"?...배우는 기본, 도용까지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강식품 광고 유형 중 하나는 의사, 약사, 한의사가 성분을 추천하는 것이다. 소비자들도 ‘전문가 말이니까’ 라며 믿고 구매한다. 그러나 취재 결과, 대부분 ‘가운 입은 배우’였다. 

'사칭'인 게 들통나지 않도록, 그 수법은 더 발전하고 있다. 해외 배우를 고용해 가운을 입히는 건 기본. 아예 ‘진짜’ 해외 전문의들의 영상을 무단 도용해 광고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포-애프터’ 광고, 즉 후기를 담은 광고 역시 소비자를 속이고 있었다. 취재진은 이 광고들이 실제 '후기'가 아니라 업체들이 '조작'했다는 흔적을 찾아냈다. 

'유재석' 도용한 사기 업체까지

도용과 사기도 불법이지만, 이런 의·약사 및 후기를 활용한 광고 자체는 모두 불법이다. 그런데도 넘쳐나는 이유, SNS 광고 물량이 너무 많아 단속이 어렵기 때문. 여기에 구글, 메타, 틱톡 등 해외 업체들이 광고 게시자 정보를 우리 당국에 공개하지 않아 수사를 해도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틈을 타, ‘진짜’ 사기 업체도 등장했다. 개그맨 유재석 씨가 진행하는 한 프로그램에서 ‘비만 치료제’가 나왔다는 소식을 다룬 부분을 교묘하게 잘라 제품 광고에 쓴 것. 이를 믿고 수백만 원어치 다이어트 제품을 산 소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오늘도 이 광고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SNS 게시물, 80%는 숨은 광고"...업체는 수백억대 매출

인스타그램에서 ‘당뇨’ ‘다이어트’ 등 관련 단어를 검색해보니, 최근 게시물 100건 중 ‘정식 광고’는 약 20건이었다. 그런데 나머지 80건, 카드뉴스나 정보성 게시물을 가장한 ‘숨은 광고’였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이런 SNS 광고를 ‘건강 정보’로 믿고 있었다. SNS 특성상 클릭 한 번이면 구매 페이지로 넘어가기 때문에, SNS에서 광고를 접한 뒤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았다. 

이렇게 소비자를 ‘속여먹은’ 광고를 발판으로, 업체들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연간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낮은 처벌 수위, 부족한 단속은 불법을 더 부추기는 상황. 

KBS '시사기획 창'이 SNS 불법 광고 행태를 알아보기 위해, ‘건강식품 업체’를 차려 그 실태 속으로 들어가봤다. 1일 밤 9시 50분 KBS 1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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