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조전혁 후보(좌)와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각각 단일 후보가 25일 결정됐다.

보수 진영에서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보수 단일후보로 추대됐다. 조 후보는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한 지필고사 부활 및 학생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학생권리의무조례' 제정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선명성을 드러냈다.

진보 진영은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정 교수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심판하겠다며 '尹정부 교육정책 심판론'을 꺼내들었다. 다만, 진보 진영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들도 있어 후보 난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을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조전혁, 보수 진영 후보 추대 "학생권리의무조례 제정할 것"

25일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조전혁 전 의원과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등 3명에 대해 지난 21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 전 의원이 최종 후보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단일화에 진통을 겪던 보수 진영은 진보 진영 보다 먼저 단일화에 성공했다. 앞서 경선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통대위 경선 결과에 불복한다고 밝힌 안 전 회장과 홍 교수도 경선 결과에 승복하기로 했다.

조전혁 후보는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인천대 및 명지대 교수를 역임했다. 보수 후보 중에서는 가장 강성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0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조 후보는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던 중도보수후보 단일화가 이번에는 극적으로 성공했다"며 "그만큼 서울교육을 바꾸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저 조전혁이 무너지고 망가진 서울의 교육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레짐 체인저'(regime changer), '패러다임 체인저'(paradigm changer)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학생들의 학력 신장과 교권 보호 및 돌봄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지난 12일 학력을 높이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1호 공약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최대 100만원 지원'을 발표했으며, 초등학생의 지필 평가를 부활하고 방과후학교에 선행학습을 허용하는 등의 방안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학생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학생권리의무조례' 제정도 예고했다.

그는 "권리에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며 "교권을 보호하고 학부모 소통을 강화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은 정근식 교수 경선 승리 "尹교육정책 심판, 혁신교육 계승".. 진보후보 난립 가능성

진보 진영에서도 이날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경선에 승리하며 조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1차 경선을 통과한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3명을 대상으로 2차 경선을 진행한 결과 정 교수가 단일후보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과거 5·18민주화운동 연구와 광주인권헌장 제정에 참여했으며 지난 2020년에는 2년간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날 정 후보는 "다가올 본선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불통과 졸속으로 일관하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심판하고 혁신교육을 계승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후보는 출마 선언을 하며 친일 및 독재 미화 차단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역사 교육에서 정부는 친일·독재 미화를 시도하고 있고, 이는 우리 교육의 근본을 흔드는 매우 위험한 행보"라며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추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역사 왜곡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교육 및 생태 전환 교육 강화 △문해력과 수리력 기반 기초학력 강화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 위한 법·제도적 개선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다만,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 4명의 또 다른 진보계열 후보들이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여서 후보 난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정 교수와 나머지 후보들의 재단일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과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이 사전투표 전날 단일화에 합의한 바 있다.

여론 지형은 진보 교육감 선호 10%p 높아

현재 여론 지형은 진보 진영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이번 교육감 선거 투표 방향 등을 조사한 결과(ARS, 95% 신뢰수준에 ±3.5%p) '진보진영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43.0%였고, '보수진영 후보에 투표하겠다' 응답률은 32.5%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밖에서 진보진영 후보에 대한 투표 의향이 높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의뢰로 8~9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ARS, 95% 신뢰수준에 ±3.5%p)에서도 교육감 성향 선호도를 물은 결과 '보수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24.2%로 '진보를 선호한다(34.4%)'는 답변이 10.2%p 높았다. '중도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23.9%였다.

또, 이번 선거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 평가라는 응답이 40.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조희연 전 교육감의 교육 정책 평가라는 응답은 32.0%로 나타났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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