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국군의날 맞아 전략사령부 창설, 시가행진서 괴물 미사일·美 B-1B 전개.. 野 "채상병 특검 수용하라"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기념식과 시가행진에 참석하며 안보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서는 괴물 미사일이라 불리는 '현무-5'가 처음으로 공개됐고, 미 전략 자산인 B-1B가 전개되면서 북한을 긴장케 했다는 평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개혁신당과 시민단체는 2년 연속 시가행진에 대해 "장병 복지는 뒷전이고 병정놀음에 심취해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괴물 미사일 '현무-5' 첫 공개.. 광화문 일대서 2년 연속 시가행진
김건희 여사 및 한동훈·추경호 참석.. 이재명은 불참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오전에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열렸고, 오후에는 광화문 일대에서 시가행진이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 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략사령부도 창설됐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 앞서 전략사령부 부대기 수여, 열병, 훈장·표창을 수여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전략사령부 창설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왔다"며 "전략사령부는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든든하게 지키는 핵심 부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사 후에는 '국토수호 결의'와 함께 전 장병 및 장비 분열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어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함께 도보부대·장비부대를 각각 사열한 뒤 국군의 날 유공자 김진호 육군 소장 등 4명, 공군 제19전투비행단 등 4개 부대에 훈장·표창을 수여했다.
이날 장비 분열에서는 3축 체계 핵심 무기인 탄도미사일 '현무-5'가 최초로 공개됐고, 일부 미군 전략자산도 분열에 참여했다.
현무-5는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미사일이다. 파괴력이 강력해 '괴물 미사일'로도 불리며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탄두 중량을 줄이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급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5외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B-1B는 평소 괌 미군기지에 있다가 유사시 한반도까지 2시간 내에 도착해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최대 57t에 달하는 무장을 장착할 수 있어 B-2(22t)나 B-52(31t) 등 다른 미군 전략폭격기보다 무장량이 월등히 많다.
이날 오후 서울 숭례문~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는 '시가행진'이 펼쳐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이어 두번째 시가행진에 참석해 "국민들과 함께 국군장병들을 힘껏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가행진에는 3000여명의 병력과 80여대의 장비가 참가했다.
시가행진에 앞서 호국영령에 대한 최고 예우를 다한다는 취지로 역대 최초로 류재식 6.25 참전용사, 박충암 6·25 참전용사 등 호국영웅과 유족 8명의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국군군악대와 전통악대, 의장대 퍼레이드 공연으로 시작된 시가행진은 고정익 편대비행과 장비부대, 도보부대의 행진으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호국영웅 등 초청 인사를 포함한 국민들과 함께 광화문 월대까지 행진했다.
시가행진을 마친 윤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국민들께서도 우리 국군의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인하고 마음을 놓으셨을 것"이라며 "국군 장병 여러분을 무한히 신뢰하고 국민과 함께 힘껏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나란히 참석했으나 민주당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만 자리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개인 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으나 최근 잇따라 진행된 검찰의 양형기준 최고형 구형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與 "군 처우 개선 성과" 野 "채 해병 특검 수용하라"
여야는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군 장병에 대한 감사를 표하면서도 현안에 대해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날 자유대한민국 번영의 기틀을 만들어주신 호국영령께도 머리 숙여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장병들의 더 나은 복무여건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모든 이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굳건한 안보는 튼튼한 국방력의 토대 위에 세워진다"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정예 선진강군 육성과 한미동맹 강화, 장병 복무여건 개선에 박차를 가해왔다"고 정부여당의 노력을 소개했다.
한 대변인은 "순직 군인의 추서된 계급에 따라 유족들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군인사법 개정안'과 '군인재해보상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더 힘쓰겠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고한다"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한 안보태세는 군의 자산들을 시가 행진에 동원해 자랑한다고 갖출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우리는 전역일이 지났음에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해병대원의 희생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진실 규명을 겹겹이 가로막고 있는 세력에 대한 분명한 처벌만이 사고의 재발을 막고 희생 당한 젊은 청년의 넋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 해병대원의 죽음 앞에 단 한 톨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히고, 친일 매국 인사들에 대한 임명을 사죄하는 일이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가 국군의 날 해야할 임무임을 명심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2년 연속 시가행진 비판 목소리.. 천하람 "대통령 병정놀음에 심취"
2년 연속 대규모 시가행진이 이어진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2명의 장병이 시가행진 연습 중에 부상을 입었다. 한 해병대 병사는 행진 연습 중 현기증으로 쓰러지면서 총에 아래 턱을 부딪혀 입원 치료를 받았고, 한 특전사 부사관은 2m 높이 각목 격파 시범 연습 중 발목이 골절돼 수술을 받았다.
천 의원은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왜 병사를 다치게 하면서까지 군사정권 시절을 연상케 하는 시가행진을 추진하는 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장병 복지는 뒷전이고 대통령의 병정놀음에만 심취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와 전쟁없는세상 등은 1일 논평을 내고 "군사독재 시절을 제외하고는 도심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매년 열린 적이 없었다"며 "시가행진은 군사독재시절 권위주의적 발상으로 기획된 군사 퍼레이드로, 더 이상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핵 폭격기까지 동원한 공격적인 무력시위"라며 "정부의 무력 시위는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기는커녕 불안만 키우고 있다"며
예산 낭비 문제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국군의 날 시가행진 예산으로 지난해 101억원에 이어 올해 79억원을 편성했다. 이 예산을 장병 복지 등에 활용하는 편이 낫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이들 단체는 "2년 연속 세수 부족으로 긴축 재정을 편성하면서 시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과시성 행사에 80억원에 가까운 민생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지난 7월 국회예산정책처는 '예산 낭비의 우려가 있으므로 대규모 행사의 개최 주기와 빈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적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규모 행사를 통해 국민께서 국군의 위용을 보시고 우리 장병들에게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면 우리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여러 가지 장비 또는 우리 병력들의 모습을 과시함으로써 대북 억지력도 제공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100여 개 국가의 무관 또는 국방 주요 수뇌부들이 행사에 온다"며 "국군이 가지고 있는 여러 전투 시스템, 무기 체계를 보기 때문에 추가로 방산 수출과 연계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北, 미 폭격기 B-1B 전개에 "상응 행동 취할 것" 위협
한편, 이날 국군의 날 행사에 미군의 전략폭격기 B-1B가 전개될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북한은 "미국의 허세성 무력시위 놀음"이라며 "철저히 상응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조선반도 지역에서 전략적 열세에 빠져든 저들의 군사적 체면을 조금이나마 유지하고 만성적인 핵공포증에 시달리며 밤잠을 설치고 있는 하수인의 허탈감을 달래기 위한 환각제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6월 B-1B 한반도 전개와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부산 입항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 군대는 조선반도 지역에 대한 미 전략 자산들의 빈번한 출몰 상황과 궤적을 주시하고 있으며 그 어떤 위협으로부터도 국가의 안전 환경을 철저히 수호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강권에 대한 맹신으로 들떠있는 미국에 대해서는 철저히 힘의 입장에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 군대의 불변한 입장"이라며 "미국의 무책임한 행위들로 초래되는 임의의 안보 불안정 형세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끊임없이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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